2024년 버킷리스트 중 하나, 혼캠
이런 저런 생각과 핑계로 자꾸 미루다간 한 해가 다 갈 것 같아서 그냥 데크 예약을 해버렸다. (2024.09.06.)
첫 혼캠이라 가족들과 자주 갔던 익숙한 곳으로 예약했더랬다. 호기롭게!!
분명히 부산에서 출발할 때는 비소식이 없었다.
그런데 목적지에 다가올수록 날씨가 컴컴해지더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지나가는 소나기겠지..
날씨예보도 늦은 오후엔 그친다고 하니, 날씨 예보 계속 새로고침하며 기다렸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오후엔 그친다는 비예보가 계속 "비"로 바뀐다..ㅠ.ㅜ
어떡하지... 집에 갈까?? 그냥 집에 갈까???
고민하다, 여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살짝 비가 그치는 틈을 타서 얼른 텐트 설치하기로 한다.
비에 젖은 데크, 빗물이 많다.
걸레 비틀어 짜가며 비에 젖은 데크 걸레로 닦아 그라운드시트 깔고 그 위에 텐트를 쳐본다.
이너 텐트 간신히 펼쳤는데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한다.. 햐...
이슬비가 아니다. 빗방울이 굵어진다... ㅠㅠ
일단 텐트를 살려야 하기에 대충 외부텐트로 이너텐트를 덮고 비가 좀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도무지 비가 그칠 기미가 안보인다. 날씨예보도 비가 그친다는 소식은 없다. ㅠ
그냥 우산 쓰고 텐트를 치기로 한다.
(뒤에 알게 된 거지만 외부 텐트를 거꾸로 덮어서 ㅠ 비 닦고 뒤집어야 했다 ㅠ)
짠~ ㅎ
우여곡절 끝에 치기는 했다, 텐트.. ㅎㅎ
오늘 밤, 잘 부탁한다. ㅎㅎ
정리하고 텐트에 안에 앉았는데, 비가 계속 온다.
그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날씨예보는 비는 계속 온다고 하고, 강수량도 새로고침할 때마다 늘어난다.
아이고~ ㅠ.ㅜ
(이 와중에 부산은 비가 안온단다. 오히려 덥단다..ㅠ.ㅜ)
그 와중에 빗소리는 참 좋다... ㅎㅎ
멍~ 하니 빗소리 들으며 앉아 있다.
그냥 그것만으로도 지겹지 않고 시간은 잘도 가네.
호기롭게 가져온 책도 읽어보고
어묵탕으로 술도 한잔 해본다.
(사실, 전 날 과음을 한 관계로 입맛도 없고 술 생각도 없었지만 그대로 캠핑 왔으니 먹어본다. ㅎ)
비는 계속 온다.
빗방울도 거세진다.
비가 많이 오고 거세지니 텐트의 방수력도 다한 듯 하다. 비가 세는구나 ㅎㅎ
위에서 물이 세고, 바닥에서 물이 올라오고.. ㅎㅎ
다행이 수면매트를 가지고 와서 그 위에서 잠은 잤다. 하마터면 텐트 버리고 차에서 잘 뻔했다. ㅎ
아침이 오긴 오는구나.
밤새 오던 비는 그쳤고, 아침소리 참으로 좋다.
이 맛에 캠핑한다.
텐트 안에서 바깥 바라보는 것도 좋다.
텐트 다 젖고 내 속옷까지 더 젖었지만 ㅎ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은 좋네.. ㅎㅎ
계곡 물 흐르는 소리도 참 좋구나..
비를 몰고 다니는 나인가?? ㅎ
이번에도 어김없이 날씨예보까지 바꿔가며 비가, 적게도 아니고 많이 오는 우중혼캠!!
하늘이 원망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이 또한 하나 해냈다는 성취감에 즐겁다.
다음엔 더 멋진 혼캠을 기대한다. 분명히 오늘보다 더 잘해낼 수 있을꺼니깐...
부산은 날씨가 좋다 못해 폭염으로 더워서 텐트가 너무 잘 마른다. ㅎㅎ
바짝 잘 말려서 다음에 또 가야지.